[포커스] 산업 디지털 전환 콘퍼런스,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기술 전략과 트렌드 조명
한국산업지능화협회와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4월 7일~8일 서울 코엑스에서 ‘2022 DX WORLD’를 진행했다.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DX 쇼케이스, 산업 디지털 전환 콘퍼런스, 덱스톤 등으로 구성됐는데, 이 중 4월 8일 진행된 ‘2022 산업 디지털 전환 콘퍼런스’는 산업계의 주요 이슈와 디지털 전환을 활용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 정수진 편집장
‘2022 산업 디지털 전환 콘퍼런스’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솔루션앤네트웍스코리아, 윕스, 유니티코리아의 기조연설과 함께 제조 서비스화, 제조 스마트화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주제로 SFA, 건솔루션, 메가존 클라우드, 바이브컴퍼니의 발표가 진행됐다.
기업 문화의 혁신을 위한 기술 전략 추진
디지털 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기업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이 기업의 이익을 늘리거나 새로운 수익 창출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이웅세 상무는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전환 기술의 도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키고 기업의 문화를 변화시켜 지속 성장을 이루어야 한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스스로가 진행한 변화를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생태계의 조력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내부적으로 디지털 전환 과정을 거쳤다. 먼저 추진한 것은 기업 문화의 진화인데, 다양성과 포용성을 기업의 문화 가치로 설정했다. 그리고 혁신을 위한 미션 설정, 비전 제시, 솔루션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전체 솔루션을 8개 영역으로 재편하고, 관련 기술의 확보 및 인수합병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정식 출시한 운영체제 윈도우 11에는 하이브리드 업무를 위한 기능을 다수 포함했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을 지능화할 수 있는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와 ‘인텔리전트 엣지’를 선보이고 있다.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웅세 상무
산업 분야에서 활용도 넓히는 혼합현실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술로서 주력하고 있는 분야 중 혼합현실(MR)이 있다. MR 디바이스인 홀로렌즈(HoloLens)와 함께 고객 경험 관리(CRM) 솔루션인 다이나믹스 365(Dynamics 365)를 MR 운영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에쓰핀테크놀로지의 최범식 실장은 “현재 MR의 산업 접목은 교육, 가이드&작업 관리, 원격 지원 등이 중심이지만, 점차 디자인&시제품 제작, 판매 지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에 3D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현장 작업의 어려움이 늘면서, MR 기반의 원격지원 서비스로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산업 분야에서 MR이 더 높은 가치를 만들 수 있으려면 사용자가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과 함께 기업의 의사결정부터 현장 접목까지의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예를 들어 건설 산업의 경우 설계 및 BIM 데이터를 MR 콘텐츠로 변환하고 스마트 기기에서 확인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면, 빠른 설계 확인 및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산업 현장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안전인데, 이를 위해 가상화를 통한 테스트 용도로 MR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 최범식 실장의 설명이다.
▲ 에쓰핀테크놀로지 최범식 실장
5G 네트워크로 더욱 혁신적인 스마트 공장 구축
제조산업의 대표 디지털 전환 사례로 꼽히는 스마트 공장에서는 다양한 소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이 중요하다. 노키아솔루션앤네트웍스코리아의 최성남 실장은 “5G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무선통신 기술로서, 제조산업에서도 활발히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오래 전부터 도입된 독자적인 통신 기술과 프로토콜이 많이 쓰이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IT와 연동해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런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5G 및 LTE 네트워크의 산업현장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5G는 애초에 휴대폰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계 및 산업 현장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것이 최성남 실장의 설명이다. 단순히 더 빠른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대규모의 IoT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송하기 위한 저지연 및 신뢰성 기술이 5G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최성남 실장은 5G 통신 네트워크가 산업 현장에 들어간다면 통신사 기지국의 2배에 이르는 네트워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중 71%가 제조산업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네트워크를 커버하면서 보안 등 산업 분야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사설(private)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움직임이 국내외에서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핀란드 오울루(Oulu)의 노키아 공장에서는 모든 단위 공정이 모듈화되어 무선으로 연결돼 있다. 적은 수의 생산라인으로 다양한 제품을 빠르게 생산하기 위한 것인데, 무선 네트워크로 공정 간의 심리스한 연결 및 공장 내부 상황의 영상 기반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했다. 우리나라도 ‘이음(e-Um)’이라는 5G 특화망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기업의 5G 특화망 개설을 위한 주파수 대역을 제공하는 것인데, 기업은 할당된 주파수 대역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고 사내 폐쇄형의 5G망을 구축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노키아솔루션앤네트웍스코리아 최성남 실장
데이터에서 디지털 전환의 인사이트 얻는다
윕스의 최창남 사장은 “디지털 전환은 조직의 변화이자 기업의 문화 및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이다. 그 핵심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데이터의 활용”이라고 짚었다. 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취합하고 분석함으로써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IT 기술과 함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및 애널리틱스 등의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는데, 최창남 사장은 데이터를 취합 - 저장 - 가공 - 연동/통합하는 포괄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은 R&D, 기술/특허전략, 마케팅, 제품 공정개발, 전략기획, 경영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한 인사이트를 얻는 수단이 된다. 최창남 사장은 윕스 고객사의 사례도 소개했는데, 그 중 LG이노텍은 AI 기반의 기술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문장 인식으로 다양한 기술을 분류하고 이를 빅데이터 분석, 산업 인사이트 파악, 미래 제품 방향 결정 등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또한 R&D부터 전략기획, 인력 관리까지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외에도 대학교나 연구기관에서 보유한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연관 데이터 탐색, 중소기업에서 기술의 적용 및 R&D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인사이트 발굴 등의 사례도 소개됐다.
최창남 사장은 “윕스 내부에서도 디지털 전환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었고, 미래 방향으로 산업 데이터에 주목했다”면서, “산업 데이터를 생산하는 소스로 라이다(LiDAR)를 포지셔닝하고, 라이다 데이터를 분석 및 가공하는 서비스를 결합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윕스 최창남 사장
실시간 3D 기술로 메타버스와 현실의 연결 강화
많은 기업에서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고 활용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실시간 3D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게임산업에서 시작한 실시간 3D 기술이 디지털 전환 및 메타버스와 만나면서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것이다. 유니티코리아의 김범주 본부장은 “메타버스는 협업 플랫폼, 시뮬레이션, 실시간 인사이트 등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유니티 역시 자동차, 항공, 건축 등 다양한 산업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하면서 디지털 공간을 혁신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3D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중요하다. 기존에는 설계 데이터와 마케팅 데이터 등이 단절되어 있었는데, 메타버스 및 디지털 전환의 발전에 따라 CAD 데이터를 변환해 다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파이프라인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실 데이터를 디지털 공간으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실시간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범주 본부장의 설명이다.
김범주 본부장은 최근 발표된 현대자동차의 메타팩토리(meta-factory)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현대자동차와 유니티가 손을 잡고 구축하게 될 메타팩토리는 자동차 생산 공장의 모든 요소를 3D로 시각화할 뿐 아니라, 공장 내의 다양한 오브젝트를 모듈화해서 디지털 리소스로 저장한다. 이 디지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거나 용도를 바꿔서 원하는대로 재조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공장의 생산 및 운영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김범주 본부장은 “인터넷 공간을 메타버스로 만들면 현실 공간을 개선할 수 있고 가상 공간에 가치를 부여할 수도 있다”면서, “디지털 전환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인공지능을 훈련하는 가상공간으로도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유니티코리아 김범주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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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5-03